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 24시간 방한... 은행·거래소 연쇄 미팅
지난주 가장 주목받은 이슈는 서클(Circle) 창립자 제레미 알레어(Jeremy Allaire) CEO의 24시간 방한(4월 13일~14일)이었다. 알레어 CEO는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국내 핀테크 기업,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경영진을 연이어 만나며 스테이블코인 및 온체인 금융 인프라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알레어 CEO는 방한 중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 “한국 경제가 미래 디지털 경제권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수”
-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할 계획은 없다. 한국 금융사가 주도해야 한다”
- “한국 규제가 명확해지면 서클 지사를 설립하고 정식 진출할 것”
- “한국 스타트업 및 VC 투자 기회도 함께 검토 중”
업계에서는 이번 방한을 두고 구체적 성과보다는 탐색전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기업들은 서클과의 접촉을 통해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려 했으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완료되지 않은 규제 공백 상황에서 방향성 탐색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테더도 같은 시기 한국행... KB금융·코인원과 미팅
서클에 이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세계 1위인 테더(Tether) 역시 비슷한 시기 한국을 찾아 KB금융지주, 코인원 등과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양대 발행사가 동시에 국내 은행권을 공략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두 회사의 동시 방한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이전에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KB국민은행의 경우 서클과 테더 양쪽과 모두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협력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ICO·증권사 거래소 인수... 규제 3대 축 동시 가동
스테이블코인 이슈와 맞물려 국내 규제 환경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4월 9일 공개된 타이거리서치 산업 가이드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확정되기도 전에 주요 기관들이 시장 선점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2단계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 단계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ICO(가상자산공개) 허용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초 약 3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설명회를 개최하고, 2017년 전면 금지된 ICO를 허용하기 위한 감독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2017년 이후 약 9년간 이어진 ICO 금지 기조가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사의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미래에셋은 코빗 인수 절차를 각각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증권사의 거래소 인수가 성사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지형 자체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데이터: 비트코인 7.5만 달러 돌파, 업비트 독주 지속
4월 셋째 주 시장은 반등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4월 17일 기준 7만 5,152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4.72% 상승했다. 이는 4월 3일 기준 6만 6,889달러(전주 대비 -2.77%)에서 약 2주 만에 반등에 성공한 수치다.
국내 원화마켓에서는 업비트가 약 71.6%의 점유율로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빗썸은 약 25% 수준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거래소별 파트너 은행을 보면 업비트는 KB국민은행,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을 실명계좌 제휴 은행으로 두고 있다. 이번 서클·테더의 방한 당시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집중적으로 접촉된 것도 이러한 실명계좌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국내 앱 접속은 2026년 1월부로 차단된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접근이 제한되면서 국내 5대 거래소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종합 시사점: 규제 공백기 ‘포지셔닝 경쟁’ 본격화
지난주 흐름을 종합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 주도권 선점 경쟁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서클과 테더가 거의 동시에 방한해 국내 은행권과 접촉한 것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전 파트너십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다만 국내는 여전히 규제 공백 상태에 머물러 있어 구체적인 성과 창출보다는 탐색과 포지셔닝 단계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ICO 허용 감독체계, 증권사의 거래소 인수 등 세 갈래 규제 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과도기 속에서, 국내 금융사와 거래소가 글로벌 플레이어와 어떤 방식으로 손을 잡을지가 향후 수개월간 업계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다음 주 주목할 포인트
- KB국민은행·NH농협은행의 서클·테더 후속 협의 결과
- 금융위원회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일정 공개 여부
- 한국투자증권-코인원, 미래에셋-코빗 인수 진행 상황
- 금감원 ICO 감독체계 가이드라인 추가 발표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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